麦는 보리일까
Posted by 미스란디르
얼마전에 인기리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늑대와 향신료에는 麦(mugi: 보리)가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처음 등장한 마을도 보리의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애니메이션에선 원작 소설 2권으로 스토리가 끝나는데,
그 이후에도 보리 얘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라이 麦도 등장하고, 만들어서 빵을 만들어서 먹는 얘기가 나오면서 약간 어색해지기 시작한다. 보리로 빵을 만들어 먹어?
일본에서 밀은 小麦(komugi)라고 쓴다. 작은 보리인지 뭔지, 아무튼 麦라는 글자가 들어가는걸로 봐서 이 부류인가보다. (감자가 고구마나 토란이 전부 imo류인 것 처럼) 그리고 늑대와 향신료의 배경은 아마도 중세 유럽인 것 같다. 왕이나 은화, 금화, 영주, 포교전쟁 등을 봐서는.
그렇다면 여기서 생각해 볼 점이, 과연 麦를 보리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을까. 우리나라에서 보리라면 맥주를 만드는 재료, 보리차 혹은 보리밥정도가 되겠다. 그리고 빵을 만들어 먹는것이 밀, 호밀 등이다. 호밀은 raimugi라고 하더라. 얘도 麦다.
그리고 얘네들의 통칭은 아무래도 보리보단 밀이 맞지 않을까. 비록 밀가루(小麦粉)빵이 비싼 사치품이라서 밀가루는 특별취급 당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麦라고 등장하는 말의 대부분이 보리를 가리키기 보다는 밀종류의 대명사처럼 쓰인다는 것을 볼때 적어도 이 애니메이션/소설에서는 麦를 밀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소설판에서도 여전히 보리라고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잠시 심심해서 생각해 본 것.
PS. 혹시나 해서 보리빵을 검색해 봤는데, 이런 글을 발견 했다.
17세기가 되어 호밀빵 대신에 보리빵을 먹었는데, 밀빵은 사치품이었다. 버터도 보급되었으며, 농민의 일상 식사로서 우유와 돼지고기의 양도 늘었다. 부자들은 겨울에는 염장 또는 훈제한 고기를 먹었다. 서민층의 술인 진이 보급되고, 프랑스에서는 1661년에 샴페인이 제조되었으며, 저녁식사 후에 디저트를 내놓는 일이 이 시대에 비롯되었다. 18세기가 되면 질이 좋은 빵과 함께 미국에서 전래된 감자를 일상식사로서 먹게 되었다.
호로가 감자를 먹는 장면이 나오니까 그 이후겠다. (설마 배경이 미국은 아니겠지) 그렇다고 해도 보리가 밀류의 대명사로 번역되는건 역시 어색하다는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