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이 되어서 보는 추억은 방울방울
Posted by 미스란디르
지브리 작품들 (특히나 원령공주 이전의 작품들)은 볼 때 마다 조금씩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그것이 작품에 담겨진 것이 많아서 인지, 내가 애니메이션을 볼 때 대충대충 보는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추억은 방울방울의 무대가 되는 야마가타. 사실은 나도 야마가타에 간 적이 있었다. 야마가타의 시골쪽은 아니고, 잠시 리조트로 등장하는 자오 스키장에 갔었다. 리조트 촌이 되어버린 자오라고 아쉬워 하지만, 난 거기도 좋았는데...
주인공인 타에코가 27살. 일본 나이는 만나이로 세니까 나보다 한살 위지만 어쨌든. 애니메이션이나 소설을 볼때마다 거기에 자신을 대입시키는 탓에 이번에도 시골에서 농사나 지을까 라는 건방진 생각을 잠시 해봤다. 사실 이건 어느정도는 희망이기도 한데, 돈 벌만큼 벌면 걱정없이 농사를 배우면서 살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부업으로 프리랜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꿈이 너무 소박한가. 아니면 농촌 생활을 얕보는 것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타에코를 마중나온 토시오. 차를 타고 역 앞을 돌아가는 장면에서 바닥에 고인 물을 자동차가 밟고 지나가면서 물이 튀는 장면. 너무나도 하찮은 그 장면에 물이 튀기는 장면이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그려져있다. 말할 때 입의 움직임이라거나 배경묘사등, 사실적인 작품이란걸 알고 있었지만, 저 장면은 이제야 알아챘다. 정말이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실사영화를 애니메이션처럼 한 느낌?
야마가타 사투리란걸 어느정도 의식하게 된 것도 이번에 보면서다. 물론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일본어에 대한 지식이 조금은 많아진 탓일지도 모른다. 물론 사투리가 되면 알아듣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100% 알아듣는 것은 무리. 우리말이라도 억센 사투리는 못 알아듣는것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않겠나.
그런데 변하지 않는 점이 한가지 있으니, 타에코가 마지막에 기차를 다시 내려서 돌아오는 그 장면. 엔딩곡이 흐르는 그 장면에서 어째서 눈물이 고이는걸까.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조건반사를 해버리는 것 같다.
이제 또 몇년 후에 다시 볼지 모르겠지만, 또 눈물이 나버리겠지.
